누가복음 19장 11-27절에는 ‘므나의 비유’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므나’는 금이나 은의 무게를 재는 단위입니다. ‘달란트’도 금이나 은의 무게를 재는 단위인데, 한 달란트는 60므나입니다. 예수님께서 므나의 비유를 들려주신 이유는, 제자들이 “하나님의 나라가 당장에 나타날 줄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11절). ‘하나님의 나라가 당장에 나타날 줄로 생각했다’는 말은 예수님이 당장에 왕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는 말입니다. 제자들이 생각한 왕은 정치적인 왕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이제 곧 십자가에 달릴 것이고, 부활 승천하여 하늘나라로 가실 것인데, 제자들은 그것을 모르고 예수님이 곧 왕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들려주신 비유가 므나의 비유입니다.
비유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떤 귀인이 왕위를 받아가지고 오려고 먼 나라로 가기 전에 열 명의 종에게 한 므나씩 주면서 “내가 돌아올 때까지 장사하라”고 했습니다(13절). ‘귀인’은 예수님을, ‘열 명의 종’은 제자들을 의미합니다. 귀인이 왕위를 받아가지고 오려고 먼 나라로 가는 것은 예수님이 만왕의 왕으로 다시 오실 때까지 이 땅에 안 계시고 하늘나라에 계시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간이 지나 왕위를 받아가지고 돌아온 귀인은 종들을 불러놓고 결산을 합니다. 한 므나로 열 므나를 남긴 종에게는 칭찬의 말과 함께 열 고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었습니다. 다섯 므나를 남긴 종에게도 칭찬의 말과 함께 다섯 고을 권세를 주었습니다. 한 므나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가 한 므나만 내어놓은 종에게는 책망을 하고(22-23절), 그가 가지고 있던 한 므나를 빼앗아 열 므나를 가지고 있는 종에게 주었습니다(24-26절). 비유의 마지막 내용은, 귀인을 미워하여 왕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사람들을 죽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왕 됨을 원하지 아니하던 저 원수들을 이리로 끌어다가 내 앞에서 죽이라 하였느니라”(27절). 이것은 예수님께서 재림하셔서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사람들, 예수님을 대적했던 사람들을 심판하시는 것을 의미합니다(계 19:15-16).
므나의 비유에서 귀인이 열 명의 종에게 똑 같이 맡긴 ‘한 므나’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예수님께서 하늘나라로 가시기 전에 모든 제자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똑 같이 맡긴 것이 무엇일까요? 은사나 재능은 아닙니다. 은사나 재능은 사람마다 받은 것이 다릅니다. ‘달란트의 비유’(마 25:14-30)에서 종들이 능력에 따라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 받은 것이 은사나 재능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모든 제자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똑 같이 맡긴 것은 ‘복음’입니다(살전 2:4a, 딤전 1:11, 6:20). 복음을 ‘한 므나’에 빗대어 말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한 므나는 그렇게 큰돈이 아닙니다. 이왕 비유로 말하는 거, 달란트처럼 큰돈에 빗대어 말할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안 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복음이나 전도가 어떻게 보면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지혜에 있어서는 이 세상이 자기 지혜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므로 하나님께서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셨도다”(고전 1:21). 전도는 어떻게 보면 ‘미련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복음도 어떻게 보면 우습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복음을 전하면 영혼이 구원받는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롬 1:16-17). 복음을 전하고 영혼을 구원하는 일이 그만큼 귀한 길이기에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단 12:3). 더 많은 므나를 남긴 사람에게 더 큰 상을 준 것처럼 예수님도 더 많이 복음 전한 사람에게 더 큰 상을 주실 것입니다(계 22:12, 살전 2:19).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전도입니다. “내가 돌아올 때까지 장사하라”(13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