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15장 24-37절에는 다윗 왕이 자기 아들 압살롬을 피해 도망가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머리를 가리고 맨발로 울면서 피난 가는 다윗의 모습이 처량합니다(30절). 다윗이 피난 갈 때 많은 사람이 다윗과 함께했습니다. 그들 중에 사독과 아비아달 제사장이 있습니다. 두 사람은 하나님의 언약궤를 가지고 다윗에게로 왔습니다(24절). 언약궤는 다윗 왕과 함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언약궤를 가져온 사독에게 다윗은 “있던 곳에 갖다놓으라. 내가 하나님의 은혜를 입으면 언약궤가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오겠지만 은혜를 입지 못하면 어쩔 수 없다. 주님의 뜻대로 되기를 원한다”고 했습니다(25-26절).
다윗은 자기의 뜻보다 하나님의 뜻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왕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기꺼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다윗은 참으로 훌륭한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하나님의 뜻이 자기의 뜻보다 중요한 것을 알면서도 자기의 뜻을 따릅니다. 교회 일에 있어서도 자기의 뜻과 하나님의 뜻이 다를 경우 자기의 뜻을 따릅니다. 사람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이 나타나면 자기가 원하는 것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입니다.
내가 잘되고 내 뜻이 이루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에도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고 했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을 바라보면서 예수님은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우리도 이런 자세로 삽시다.
다윗은 모든 것을 하나님의 뜻에 맡겼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찾아서 했습니다. 사독에게 “예루살렘에 있으면서 돌아가는 상황을 알려 달라”고 했습니다(27-29절). 지금 당장은 도망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왕으로서 해야 할 일은 해야 했기에 예루살렘에 있으면서 돌아가는 상황을 알려 달라고 한 것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다윗은 책임감 있는 왕이요 뛰어난 전략가입니다.
다윗이 사독과 아비아달에게 할 일을 말해준 뒤에 울면서 도망가고 있을 때 누군가가 압살롬과 함께 모반한 자들 중에 아히도벨이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31a절). 아히도벨은 다윗 왕의 모사로(대상 27:33) 탁월한 책략가입니다(삼하 16:23). 그런 그가 압살롬의 편에 섰으니 다윗은 더 불리해졌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윗이 한 것은 기도였습니다(31b절). 다니엘과 그의 친구들도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단 2:17-18). 초대 교회 사도들과 성도들도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기도했습니다(행 4:29-30). 우리도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하나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들어주십니다(행 4:31, 단 2:19, 마 7:7-8; 요 16:24).
하나님께서 다윗의 기도를 들어주시기 위해 보내주신 사람이 후새입니다(32절). 후새는 다윗 왕의 친구입니다(37절; 대상 27:33). 후새에게 다윗은 압살롬에게 가서 위장 전향을 하라고 합니다(33-34절). 궁에서 듣게 되는 것을 사독과 아비아달의 두 아들을 통해 알려달라고 했습니다(35-36절). 소위 말하는 첩보전을 위해 그렇게 한 것입니다. 그렇게 한 결과 압살롬은 후새의 교란작전에 속아 반란에 실패하고 다윗은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우리도 기도와 함께 할 일을 찾아서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하나님께서 도와주십니다(삼하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