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7장 36-50절에는 한 여자가 예수님께 향유를 부어드린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여자에 대해 의사 누가는 ‘죄를 지은 한 여자’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37a절). 어떤 죄를 지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으로부터 죄 사함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47절). 많은 죄를 사함 받았으니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그래서 향유를 예수님께 부어드린 것입니다(37-38절). 향유는 그 당시 굉장히 값비싼 물질입니다. 요한복음 12장에서 나사로의 여동생 마리아가 예수님께 부어드린 향유의 값은 ‘삼백 데나리온’ 정도였습니다(요 12:5). 한 데나리온은 당시 노동자의 하루 일당이었는데(마 20:2) 오늘날 노동자의 하루 일당이 15만원이라면 삼백 데나리온은 4,500만원에 해당됩니다. 힘들게 모은 값비싼 향유를 여자는 예수님의 발에 부어드렸습니다. 예수님이 너무 귀한 분이다 보니 감히 머리에 부어드리지 못하고 발에 부어드린 것입니다.
향유를 부어드리기 전에 이 여자는 예수님의 발치에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눈물이 예수님의 발에 떨어집니다. 눈물이 예수님의 발에 떨어지자 여자는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예수님의 발을 닦아드립니다. 그러고는 예수님의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드렸습니다(38절). 예수님의 은혜와 사랑이 얼마나 감사했으면 그렇게 했을까요.
이 여자를 보면 요한복음 8장에 나오는 여자가 생각납니다.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음행 중에 잡힌 여자를 예수님께 끌고 왔습니다. “모세는 이런 여자를 돌로 치라고 했는데 당신은 뭐라고 말하겠습니까?” 예수님은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몸을 굽혀 땅에 무언가를 쓰셨습니다. 사람들이 계속 다그치자 일어나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요 8:7). 그러고는 다시 몸을 굽혀 땅에 뭔가를 계속 쓰십니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사람들이 떠나가고 예수님과 여자만 남았을 때 예수님이 말씀합니다. “너를 고발하던 사람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정죄한 자가 없느냐?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을 테니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요 8:10-11). 사람들은 같은 죄인으로서 그 여자를 정죄할 수 없었지만, 예수님은 죄 없는 하나님으로서 정죄할 수 있었지만 정죄하지 않으시고 용서해주셨습니다. 여자는 평생 예수님을 잊지 못했을 것입니다. 평생 예수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았을 것입니다.
요한복음 8장에 나오는 여자가 누가복음 7장에 나오는 여자는 아니겠지요? 어쩌면 같은 여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같은 여자인지 다른 여자인지 알 수 없지만 두 여자의 공통점은 두 여자가 다 예수님의 은혜와 사랑을 입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은혜와 사랑에 감사하고 감격하여 누가복음 7장에 나오는 여자는 예수님께 향유를 부어드린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이 일어난 집의 주인(바리새인 시몬)은 여자가 한 행동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설명을 해주셨습니다(41-43절). 바리새인 시몬과 여자의 행동을 비교하는 말씀도 하셨습니다(44-46절). 바리새인 시몬은 예수님이 메시야인 것도 몰랐고, 자신이 죄인인 것도 몰랐습니다(39절). 반면 여자는 자신이 죄인인 것도 알았고 예수님이 메시야요 하나님인 것도 알았습니다. 그 결과 여자는 예수님으로부터 죄 사함을 받았고 구원을 받았습니다(47-50절).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은혜와 사랑을 생각하면 우리에게도 감사한 마음이 있습니다. 주님의 은혜와 사랑에 늘 감사하고 감격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