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3장에는 하나님께서 어린 사무엘을 부르셔서 사용하시기 시작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의 영적 상태는 대단히 좋지 않았습니다. 사무엘상 3장 1절이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이 사무엘이 엘리 앞에서 여호와를 섬길 때에는 여호와의 말씀이 희귀하여 이상이 흔히 보이지 않았더라.” 하나님의 말씀이 희귀했다는 말은 하나님께서 말씀을 거의 안 하셨다는 말인데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왜 말씀을 안 하셨을까요? 말하고 싶은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의 지도자는 엘리 제사장과 그의 아들들이었는데, 그들의 영적인 상태는 정말 좋지 않았습니다(삼상 2:12-17, 22-23, 3:13). 그런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부르신 사람이 어린 사무엘이었습니다.
1절에 ‘이상’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상은 환상을 말합니다. 영어성경에는 ‘visions’라고 되어 있습니다. 구약시대에는 하나님께서 환상을 통하여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단 2:19). 신약성경이 기록될 당시에도 환상을 통하여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행 10:3, 9-13). 환상 외에도 여러 방법으로 말씀하셨는데 꿈을 통해 말씀하시기도 하고, 하나님의 사자(천사)를 통해 말씀하시기도 하고, 짐승을 통해 말씀하시기도 하셨습니다(민 22:28-30).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하시기도 하고(출 19:16, 20:19, 민 12:6-8, 마 3:17, 17:5), 마음에 감동을 주심으로 말씀하시기도(스 1:1-2, 막 12:36)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사무엘을 부르셔서 말씀하신 것은 직접 하신 걸까요, 이상(환상) 중에 하신 걸까요? 직접 하신 것 같지만 이상(환상) 중에 하신 것입니다. 사무엘상 3장 15절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하나님께서 어떤 방법으로 주로 말씀하실까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말씀하시는데 성경과(눅 24:32) 성령을 통해서(눅 2:27, 행 8:29) 말씀하십니다. 사람을 통해 말씀하시기도 하고, 글을 통해 말씀하시기도 하고, 자연을 통해 말씀하시기도 하고, 상황을 통해 말씀하시기도 하지만 이런 것들은 성령을 통해 말씀하시는 것 안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무엘상 3장 2-3절도 당시 이스라엘의 영적인 상태를 보여주는 말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엘리의 눈이 점점 어두워 가서 잘 보지 못하는 그 때에 그가 자기 처소에 누웠고 하나님의 등불은 아직 꺼지지 아니하였으며….” ‘엘리의 눈이 점점 어두워 갔다’는 말은 엘리의 육체적인 눈 상태에 대한 말이지만 그의 영적인 눈 상태에 대한 암시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눈은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나빠지지만 영적인 눈 상태만큼은 나빠지면 안 됩니다. 야곱이나(창 47:27-31) 모세 같은 사람은(신 34:7) 죽는 순간까지 영적인 눈 상태가 좋았습니다. ‘하나님의 등불은 아직 꺼지지 아니했다’는 말도 성막 안에 있는 등불에 대한 말인 동시에 이스라엘 나라에 대한 암시입니다(삼하 22:29). 이스라엘의 영적인 상태가 대단히 나빴지만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 새로운 희망을 주시기 위해 한 사람을 부르셨는데 그가 바로 사무엘입니다. 우리나라도 ‘하나님의 등불’이 꺼지지 않으려면 사무엘 같은 지도자가 나와야 합니다. 사무엘 같은 지도자는 어디서 나올까요? 믿음의 가정과 교회에서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