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태어나서 한 평생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가 잘살기 때문에 그나마 좀 낫지만 일제강점기나 6.25전쟁을 겪은 분들은 살아가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나 6.25전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어떤 분들에게는 지금의 상황도 적지 않은 고통일 것입니다.
성경을 읽어보면 야곱의 삶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나이를 묻는 바로 왕에게 야곱은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창 47:9)라고 대답했습니다. 130년 살았으면 많이 살았는데 내 나이가 얼마 못 된다고 한 것은 조상들의 나이에 비해 그렇다는 것입니다. 야곱의 아버지 이삭은 180년을 살았고(창 35:28) 할아버지 아브라함은 175년을 살았습니다(창 25:7). 그런데 야곱은 그가 살아온 삶에 대해 “험악한 세월을 보냈다”고 했습니다.
야곱은 자기를 죽이려는 형 에서를 피해 일찍이 집을 나와 외삼촌 라반이 사는 하란에서 살았습니다. 20년 동안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야곱은 형 에서와 극적인 화해를 하고 이제 좀 평안히 사는가 싶었는데 고난이 끊이질 않습니다. 외동딸 디나가 강간을 당하는 일도 있었고, 그 일로 인해 둘째 아들 시므온과 셋째 아들 레위가 디나를 강간한 사람뿐 아니라 그 마을의 모든 남자를 죽이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 일로 인해 야곱은 더 큰 고통과 두려움을 느껴야 했습니다(창 34:30).
사랑하는 아내 라헬을 먼저 떠나보내는 일도 있었고(창 35:19), 첫째 아들 시므온이 아버지의 첩 빌하와 동침하는 일도 있었습니다(창 35:22).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야곱이 겪은 일 중에서 가장 가슴 아픈 일은 사랑하는 아들 요셉을 잃은 것입니다. 요셉의 형들이 요셉을 미워하여 상인들에게 팔아버리고 아버지에게는 맹수에게 물려갔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때 야곱이 받은 충격과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창 37:34-35). 그래서 야곱이 바로에게 “내가 험악한 세월을 보냈다”고 한 것입니다.
야곱의 삶은 결국 해피 엔딩으로 끝납니다. 죽은 줄 알았던 요셉은 살아있었고, 애굽의 총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요셉이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고 야곱은 “기운이 소생”했습니다(창 45:27-28). 야곱이 요셉을 만나는 장면은 창세기 46장 28-30절에 기록되어 있는데 야곱의 삶 가운데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사람은 확실히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야곱이 살기 싫다고 빨리 죽었다면 이런 날을 못 보았겠지요. 그러므로 힘든 일이 있어도 참고 살아야합니다. 살다 보면 좋은 날도 있습니다.
야곱이 그 많은 고통을 이겨내고 해피 엔딩을 맞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에게 하나님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야곱의 삶 고비 고비마다 나타나셔서 말씀해주셨습니다(창 28:15, 31:3, 35:1, 46:2-4).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신 이유는 야곱이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이었고, 예배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창 46:1, 35:3, 28:18). 야곱의 삶은 ‘험하지만 복된 삶’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