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장 18-25절에 기록되어 있는 예수님의 탄생에 대한 말씀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예수님은 왜 약혼한 처녀에게 잉태되어 태어나셨을까? 약혼하지 않은 처녀에게 잉태되어 태어나실 수는 없었을까?
그 당시 약혼하지 않은 처녀가 임신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엄격한 율법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천사가 임신한 처녀의 부모에게 성령으로 잉태된 것이라 알려주고, 부모가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해도 그 말을 누가 믿겠습니다. 딸을 살리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할 것 아닙니까. 그런데 약혼한 처녀가 임신을 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저것들이 속도위반했구나, 라고 생각하고 말겠지요. 이런 것을 생각하면 약혼한 처녀의 몸에 예수님을 잉태하게 하신 하나님의 지혜가 참 놀랍습니다.
많은 사람 중에 마리아를 선택한 이유는 누가복음 1장을 묵상해보면 알 수 있고, 요셉을 선택한 이유는 마태복음 1장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마태복음 1장 19절은 요셉에 대해 ‘의로운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유대인들의 개념으로 ‘의로운 사람’은 율법을 잘 지키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나온 NIV 영어성경은 헬라어로 ‘의로운 사람’이라고 되어 있는 말을 ‘율법을 잘 지키는 사람’으로 번역했습니다. 번역을 잘했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요셉이 ‘의로운 사람’인 이유는 ‘그를 드러내지 아니하고 가만히 끊고자’ 했기 때문입니다(19절). 이 말의 의미는 마리아의 수치를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파혼하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요셉은 참 착한 사람입니다. 못된 사람 같으면 난리를 쳤겠지요? 요셉은 마리아가 아이 아빠와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조용히 파혼하려고 한 것입니다. 참으로 착한 사람이고 마리아를 진정으로 위해주는 사람입니다. 사랑은 허물을 덮어주는 것입니다(잠 10:12, 17:9, 벧전 4:8).
조용히 파혼할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하나님의 사자가 요셉의 꿈에 나타나 어떻게 할 것을 가르쳐주었습니다. 20절에서 눈에 들어오는 단어는 ‘생각’입니다. 하나님은 어떤 사람에게 잘 나타나시고 잘 말씀하시는가 하면 생각하는 사람에게입니다. 생각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을 잘 받아들이지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잘합니다. 하나님께서 기드온을 사사로 부르신 이유도 기드온이 생각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삿 6:12-13). 마리아도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눅 2:19). 말이나 행동을 하기 전에 요셉처럼, 마리아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됩시다. 그래야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잠 10:19, 17:27).
요셉은 하나님의 사자가 하라고 한 대로 마리아를 데리고 왔지만 아들을 낳을 때까지 동침은 하지 않았습니다(24-25절). 참으로 신실한 사람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하나님은 마리아와 요셉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처녀의 몸을 통해 태어나시게 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 의로운 사람 요셉과 약혼한 처녀 마리아의 몸을 통해 태어나시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법이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예수님은 성령으로 잉태되어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이십니다(20b절, 사 9:6). 하나님은 사람들의 죗값을 대신 지불할 누군가가 필요했는데 사람들 중에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모두가 다 죄인인데 누가 누구를 대신해 죽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하나님이 친히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셨는데 그분이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은 사람의 몸을 가지고 여자의 몸을 통해 이 땅에 태어나셨지만 그분은 '근본 하나님의 본체'가 되시는 분입니다(빌 2:6-8). 사람들과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 하나님이십니다(23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