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6장 14-30절에는 솔로몬 왕이 지은 성전의 내부 모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전의 내부는 ‘지성소(至聖所, the Most Holy Place)’와 ‘성소’로 나누어지는데 지성소는 ‘내소(內所, the inner sanctuary)’, 성소는 ‘외소’라 하기도 합니다. 지성소는 가로 세로 높이가 다 20규빗입니다(20a절). 한 규빗은 약 45cm이므로 20규빗은 약 9m입니다. 성소의 길이는 40규빗으로 지성소 길이의 두 배입니다(17절). 폭은 지성소와 같습니다.
지성소와 성소의 내부 벽은 백향목 널판으로 되어 있고, 바닥은 잣나무 널판으로 되어 있습니다(15절). 오늘날에는 기술이 좋아서 나무 널판 만드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지만 솔로몬 당시(기원전 10세기)에는 어떻게 나무 널판을 만들었는지 대단히 궁금합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는 ‘아야 소피아 박물관’이 있는데 그 건물은 6세기에 만들어졌습니다. 내부의 벽이 얇은 대리석으로 되어 있는데 6세기에 대리석을 어떻게 그렇게 얇게 자를 수 있었는지 참 놀랍습니다. 옛날 사람들의 기술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났던 것 같습니다.
지성소와 성소를 나누는 벽도 백향목 널판으로 되어 있고(16절), 두 공간 사이에는 금사슬이 가로지르고 있습니다(21절). 백향목 널판으로 된 성전의 내부 벽은 꽃과 그룹(천사)들로 아로새겨져 있습니다(18, 29절). 그러고는 그 위를 금으로 입혔습니다(21-22절). 아로새겨진 모양이 나타나게 금으로 씌우려면 금이 굉장히 얇아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것도 대단한 기술입니다. 바닥도 금으로 입혔습니다(30절). 천장에 대한 말이 없지만 바닥을 금으로 입힌 것을 보면 천장도 금으로 입혔을 것입니다. 성전의 내부는 모든 것이 다 금으로 입혀져 있었습니다.
지성소에는 두 개의 그룹 형상이 있는데 이것은 감람나무로 만들었습니다(23절). 그룹은 천사의 일종입니다. 범죄한 아담과 하와를 하나님이 에덴동산에서 쫓아내시고 그들로 다시 들어오지 못하도록 ‘그룹들’을 세워서 지키게 했습니다(창 3:24). 두 그룹의 높이는 10규빗(4.5m)으로 지성소의 높이(20규빗) 절반입니다. 두 그룹은 날개를 펴서 옆으로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고, 두 그룹의 날개 끝은 지성소의 좌우 벽에 닿았습니다(24-27절). 지성소를 두 그룹이 가득 채운 것입니다. 두 그룹도 감람나무로 만들어진 뒤에 금으로 입혀졌습니다(28절).
성전의 내부 모습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성전의 내부는 지성소(내소)와 성소(외소)로 나누어져 있고, 두 공간의 벽과 바닥은 모두 금으로 씌어져 있습니다. 지성소의 공간은 정육면체 모양이고, 지성소에 있는 두 그룹의 높이는 지성소 높이의 절반(10규빗)입니다. 두 그룹은 날개를 펴서 옆으로 나란히 서 있고 두 그룹의 날개 끝은 지성소의 좌우 벽 끝에 닿았습니다. 두 그룹은 감람나무로 만들어진 뒤에 금으로 입혀졌습니다.
성전의 내부 모습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지성소의 모양이 정육면체인 것은 하나님의 완전하심을, 성전의 내부가 금으로 입혀진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지성소와 성소 사이를 금사슬이 가로지르는 것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성전의 내부 벽이 아름답게 아로새겨진 것은 하나님의 아름다우심을, 지성소의 두 그룹은 하나님의 위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신약시대에는 구원받은 사람이 성전이고(고전 6:19), 구원받은 사람들의 모임인 교회가 성전입니다(고전 3:16).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완전하심과 영광과 거룩하심과 아름다우심과 위엄이 나타나야 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더 거룩하고 더 아름답게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