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13-23장에는 여러 나라에 대한 심판의 말씀이 나옵니다. 제일 먼저 나오는 나라는 바벨론입니다(사 13:1, 6, 14:22-23). 그 다음으로 나오는 나라는 앗수르입니다(사 14:25). 멸망한 순서로 보면 앗수르가 먼저 나와야 하는데, 바벨론이 먼저 나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유다를 멸망시킬 나라가 바벨론이고, 바벨론은 적그리스도와 사탄의 나라를 상징할 나라이기 때문입니다(계 14:8, 17:5, 18:2).
이사야 14장 3-20절은 특별히 바벨론 왕에 대한 말씀입니다. 그런데 12-15절의 내용이 심상치 않습니다. “너 아침의 아들 계명성이여 어찌 그리 하늘에서 떨어졌으며 너 열국을 엎은 자여 어찌 그리 땅에 찍혔는고 네가 네 마음에 이르기를 내가 하늘에 올라 하나님의 뭇 별 위에 내 자리를 높이리라 내가 북극 집회의 산 위에 앉으리라 가장 높은 구름에 올라가 지극히 높은 자와 같아지리라 하는도다 그러나 이제 네가 스올 곧 구덩이 맨 밑에 떨어짐을 당하리로다.”
이 말씀은 바벨론 왕에 대한 말씀 같지가 않습니다. 그렇다면 누구에 대한 말씀일까요? 사탄에 대한 말씀입니다. 예언서의 특징 중 하나는 가까운 미래의 일을 말하다가 먼 미래의 일을 말하고, 가까운 과거의 일을 말하다가 먼 과거의 일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말씀이 그런 말씀 중의 하나입니다. 바벨론 왕의 심판에 대해 말하다가 사탄의 심판에 대해 말하는 것입니다. 사탄이 하나님과 같이 높아지려고 하다가 하나님의 심판을 받고 이 땅으로 추방된 것을 말하는 내용입니다.
‘아침의 아들 계명성’(12절)은 사탄을 말합니다. 계명성은 새벽별, 샛별을 의미합니다. 샛별은 금성(Venus)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킹제임스 영어성경(KJV)에는 계명성이 ‘루시퍼(Lucifer)’로 되어 있습니다. 루시퍼는 계명성, 샛별을 뜻하는 라틴어입니다. 라틴어성경에 루시퍼로 되어 있는 것을 KJV가 음역(音譯)을 한 것입니다. 사탄을 ‘아침의 아들 계명성’이라고 한 이유는 사탄이 타락하기 전에는 아름다운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에스겔서 28장 12-17절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인자야 두로 왕을 위하여 슬픈 노래를 지어 그에게 이르기를 주 여호와의 말씀에 너는 완전한 도장이었고 지혜가 충족하며 온전히 아름다웠도다 네가 옛적에 하나님의 동산 에덴에 있어서 각종 보석 곧 홍보석과 황보석과 금강석과 황옥과 홍마노와 창옥과 청보석과 남보석과 홍옥과 황금으로 단장하였음이여 네가 지음을 받던 날에 너를 위하여 소고와 비파가 준비되었도다 너는 기름 부음을 받고 지키는 그룹임이여 내가 너를 세우매 네가 하나님의 성산에 있어서 불타는 돌들 사이에 왕래하였도다… 너 지키는 그룹아 그러므로 내가 너를 더럽게 여겨 하나님의 산에서 쫓아냈고 불타는 돌들 사이에서 멸하였도다 네가 아름다우므로 마음이 교만하였으며 네가 영화로우므로 네 지혜를 더럽혔음이여 내가 너를 땅에 던져 왕들 앞에 두어 그들의 구경 거리가 되게 하였도다.”
두로 왕에 대해 말하면서 사탄에 대해 말한 것입니다. 사탄은 아름다운 천사였지만 하나님과 같이 되려고 하다가 하나님의 심판을 받고 이 땅으로 쫓겨났습니다. 사탄이 지금은 ‘공중의 권세 잡은 자’(엡 2:2)요 ‘세상의 임금’(요 12:31)이요 ‘신’(고후 4:4)이지만 결국은 지옥 불못에 던져지게 될 것입니다(사 14:15, 계 20:10). 사탄에게 미혹되어 사탄을 따르는 자들도 그렇게 될 것입니다(마 2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