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1장 1-10절에는 다윗의 노년과 다윗의 아들 아도니야가 왕이 되려고 하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제가 배운 교훈은, 사람은 지킬 것은 지키고 살아야 한다, 하는 것입니다.
먼저 다윗을 통해 그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다윗은 젊었을 때 곰도 때려잡고 사자도 때려잡았지만 늙으니까 연약한 노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는 말이 맞습니다. 다윗은 서른 살에 왕이 되어 40년간 왕위에 있었으니(삼하 5:4) 70년을 살았습니다. 요즘 70세는 노인 축에도 못 끼지만 다윗이 살았을 때는 많은 나이였나 봅니다. 그리고 다윗이 좀 빨리 쇠한 면도 있습니다. 젊었을 때 풍찬노숙(風餐露宿)하며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추위를 많이 타고 이불을 덮어도 따뜻하지 않으니까 신하들이 젊고 아름다운 여자 하나를 구해주어 다윗과 함께 자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다윗이 그녀와 성적인 관계는 맺지 않았습니다(3-4절). 이런 것을 보면 다윗은 지킬 것은 지킬 줄 아는 사람입니다. 관계를 가졌다 해도 뭐라고 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속으로 ‘노인네가 주책’이라고 하면서 욕했겠지요. 그런 소리 안 들으려고 다윗이 조심한 것 같습니다. 이 면에 있어서는 요셉도 지킬 것은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창 39:9). 유다는 그러지 못했습니다(창 38:15-16a).
아도니야를 통해서도 그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아도니야는 다윗의 넷째 아들입니다(대상 3:2). 생존해 있는 아들 중에서는 첫째입니다. 다윗에게는 많은 아들이 있었습니다. 성경에 이름이 나와 있는 아들만 열아홉 명입니다(대상 3:1-9). 그 많은 아들들 중에서 다윗의 후임 왕으로 선택된 사람은 솔로몬입니다(대상 28:5-7). 그런데 아도니야가 왕이 되려고 했습니다(5절). 그는 왕의 생존 장남일 뿐 아니라 용모도 심히 준수했습니다(6a절). 앞서 왕이 되려고 했던 압살롬도 잘 생긴 사람이었습니다(삼하 14:25). 인물이 좋은 것은 장점이지만 너무 좋다 보면 화가 될 수도 있는 듯합니다. 아버지 다윗은 한 번도 그를 책망하지 않았다고도 했습니다(6b절). 이것은 아도니야가 책망 받을 짓을 안 해서가 아니라 아버지 다윗이 책망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첫째 아들 암논이 이복여동생 다말을 범했을 때도 책망하지 않았고, 셋째 아들 압살롬이 이복형 암논을 죽였을 때도 책망하지 않았습니다. 슬퍼만 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다윗은 책망할 줄 모르는 (또는 안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다보니 다윗은 믿음이 좋은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 교육은 실패했습니다. 자녀 교육을 잘하려면 칭찬과 함께 책망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아도니야가 왕이 되려고 했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었습니다. 아도니야도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하나님의 뜻보다 인간적인 생각과 방법이 앞섰습니다. 그의 문제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않은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았으면 그 뜻을 따르고 지켜야 합니다(잠 19:21). 요나단이 이 면에 있어서 좋은 본을 보여주었습니다(삼상 23:16-17).
아도니야가 왕이 되려고 했을 때 그를 지지한 사람들도 있었고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지지한 사람들은 왜 지지했고,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은 왜 지지하지 않았을까요? 인간적인 면이나 상황을 보느냐, 하나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무슨 결정을 할 때 상황이나 인간적인 면을 보면 안 되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볼 줄 알아야 합니다(삼상 16:6-7, 시 33:10-11, 사 46:10).
지킬 것은 지키고 삽시다.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품위도 지키고 하나님의 뜻도 지킵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