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7장 15-18절은 지혜의 왕 솔로몬이 ‘허무한 날’을 살면서 배운 교훈을 기록한 말씀입니다. 솔로몬 왕이 인생을 ‘허무한 날’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인생이 정말 허무하기 때문입니다. 봄이 되니까 날씨도 좋고 꽃들도 아름답게 피어나서 너무 좋습니다. 계절은 역시 봄이 좋고 가을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봄과 가을이 짧다는 것 아십니까? 봄인가 싶으면 여름이고, 가을인가 싶으면 겨울입니다. 우리 인생도 그렇게 빨리 지나갑니다.
‘허무한 날을 사는 동안’ 솔로몬 왕이 발견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자기의 의로움에도 불구하고 멸망하는 의인이 있고, 자기의 악행에도 불구하고 장수하는 악인이 있다’는 것입니다(15절). 그것은 우리도 어렵지 않게 보는 것입니다. 착한 사람인데 일찍 죽고, 못된 사람인데 오래 삽니다.
의로운 사람이 빨리 죽고 악한 사람이 장수하는 것을 보면서 솔로몬은 “지나치게 의인이 되지도 말며 지나치게 지혜자도 되지 말라”고 말합니다(16a절). 16절을 우리말성경은 이렇게 번역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지나치게 의롭게 살려고 하지 말며 지나치게 지혜롭게도 살려고 하지 마라. 무엇 때문에 멸망을 자초하겠는가?” 이 말씀은 받아들이기가 좀 어렵습니다. 의롭게 살고 지혜롭게 살아서 잘못되는 일이 있어도 의롭게 살고 지혜롭게 살아야 할 것 같은데, ‘지나치게 의롭게 살지도 말고, 지나치게 지혜롭게 살지도 말라’니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 다음 절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지나치게 악인이 되지도 말며 지나치게 우매한 자도 되지 말라 어찌하여 기한 전에 죽으려고 하느냐”(17절). 이 말씀도 앞의 말씀(16절)과 비슷합니다. 16-17절을 합해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지나치게 의인이 되지도 말고, 지나치게 악인이 되지도 말라. 지나치게 지혜로울 필요도 없고, 지나치게 어리석을 필요도 없다.’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대충 적당히 살라는 말입니까? 너무 의롭게 살 필요 없고, 적당히 죄도 지으면서 살라는 말일까요? 그런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성경은 전체적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살라는 말은 아닙니다.
16절이 말하는 ‘의’는 참된 의가 아니라 ‘자기 의’입니다. 실제로는 의롭지 않은데 스스로 의롭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기 의이지요. 신약성경에 나오는 바리새인들이 자기 의가 강했던 사람들입니다. 자기 의는 강한데 실제로는 의롭지 않으니까 그들이 어떻게 살았습니까? 의로운 척하면서 살았습니다.
17절이 말하는 ‘악’은 자기 마음대로 사는 것을 말합니다. 의롭게 살려고 노력하다가 그것이 잘 안 되면 어떤 사람은 의로운 척하면서 살지만, 어떤 사람은 방종하면서 자기 마음대로 삽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하시는 말씀이 16-17절 말씀입니다. 16-17절의 핵심은 ‘스스로 의롭다고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지혜롭다고 생각하지 말고, 실제로 의로운 사람이 되고, 실제로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는 것입니다.
18절을 계속 보겠습니다. “너는 이것도 잡으며 저것에서도 네 손을 놓지 아니하는 것이 좋으니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날 것임이니라.” ‘이것’과 ‘저것’은 참 지혜와 참 의를 말합니다. 참 지혜와 참 의는 하나님께 있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에게 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날 것임이니라”고 했는데 ‘이 모든 일’은 스스로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것, 스스로 의롭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그런 것에서 벗어나 하나님을 경외하면서 참 지혜와 참 의를 추구하면서 살아야 합니다.